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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이민, 비자, 정착 정보

독일에서 집 고치고 돈 돌려받기

by 꽃씨* 2025. 7. 24.

작년 12. 밖은 영하 10, 집 안도 거의 냉장고 수준이었죠. 난방기가 갑자기 멈춰버린 거예요. 아이가 "엄마, 너무 추워요"라며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는 걸 보니 정말 미안하더라고요. 급하게 수리공을 불렀는데, 일요일이라 추가 요금까지 붙어서 청구서가 1,200유로... 한숨만 나왔어요.

그런데 다음날 우체통 앞에서 만난 이웃집 할아버지가 "어제 수리공 왔던데, 청구서 제대로 받았어요?"라고 물으시는 거예요. 무슨 말인가 싶어서 ", 받았는데요?"라고 했더니 "Handwerkerbonus 받으려면 청구서가 구분되어 있어야 해요. 인건비 20%를 세금에서 돌려받을 수 있거든요"라고 하시더라고요. 독일 5년 차인데 처음 듣는 얘기였어요.

알고 보니 독일은 집수리 관련 인건비의 20%를 세금에서 환급해주는 제도가 있더라고요. 정식 명칭은 'Steuerermäßigung für haushaltsnahe Handwerkerleistungen'인데, 쉽게 말해서 집에서 이뤄지는 수리 작업에 대한 세금 감면이에요. 연간 최대 6,000유로까지 인정되고, 그중 20% 1,200유로까지 돌려받을 수 있어요. , 부품이나 재료비는 제외고 순수 인건비와 이동경비만 해당돼요.

처음엔 반신반의했어요. 그래도 수리공한테 전화해서 "혹시 청구서를 인건비랑 부품비로 구분해서 다시 보내주실 수 있나요?"라고 물어봤더니 ", Handwerkerbonus 받으시려고요? 당연하죠!"라며 바로 수정해서 보내주더라고요. 부품비 400유로, 인건비 700유로, 주말 할증 및 이동경비 100유로로 깔끔하게 정리된 청구서를 받았어요. 이렇게 하니까 인건비와 이동경비 800유로의 20% 160유로를 환급받을 수 있었죠.

독일어로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라서 처음엔 구글 번역기에 의존했어요. "Können Sie bitte die Arbeitskosten separat ausweisen?"(인건비를 따로 표시해주실 수 있나요?)라는 문장을 외워서 말했죠. 요즘은 더 간단하게 "Ich brauche das für die Steuererklärung"(세금신고용으로 필요해요)라고만 해도 다들 알아들어요. 대부분의 수리공들이 이미 알고 있거든요.

환급 가능한 항목이 생각보다 정말 많아요. 우선 집안 수리가 대표적이에요. 수도꼭지 교체, 전기 배선 작업, 보일러 수리, 페인트칠, 벽지 작업, 바닥재 시공 등 거의 모든 수리가 해당돼요. 정원 관리도 포함되는데, 잔디 깎기, 나무 가지치기, 울타리 수리, 겨울철 제설 작업까지 다 가능해요. 청소 서비스도 마찬가지예요. 계단 청소, 창문 청소, 굴뚝 청소 같은 정기적인 청소도 환급 대상이죠.

제가 작년에 환급받은 것들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세탁기 수리로 45유로, 화장실 변기 막힌 거 뚫는데 35유로, 전기 콘센트 3개 교체하는데 28유로, 정원 잔디 깎기 연간 계약으로 120유로, 겨울 제설 작업으로 60유로, 굴뚝 청소로 25유로를 돌려받았어요. 작은 금액들이지만 모으면 꽤 되더라고요.

큰 공사도 했었는데, 작년 여름에 지붕 일부를 수리했어요. 총 비용이 3,500유로였는데, 자재비 2,000유로를 빼고 인건비 1,500유로의 20% 300유로를 환급받았죠. 욕실 타일 교체 작업도 했는데, 타일 구입비는 제외하고 시공비만 따로 계산해서 150유로를 돌려받았어요.

청구서 관리하는 방법도 중요해요. 저는 연초에 'Handwerker 2024'라는 폴더를 만들어서 모든 청구서를 PDF로 스캔해서 보관해요. 각 파일명은 "2024-03-15_Klempner_Badezimmer_250Euro" 이런 식으로 날짜, 업종, 작업 내용, 금액을 써서 저장하죠. 나중에 세금 신고할 때 정말 편해요. 종이 영수증도 따로 봉투에 보관하는데, 세무청에서 가끔 원본을 요구할 때가 있거든요.

은행 이체 증명도 꼭 필요해요. 현금으로 지불하면 환급이 안 돼요. 반드시 계좌이체나 카드로 결제해야 하고, 그 증명을 보관해야 해요. 저는 온라인뱅킹 내역을 PDF로 저장해두는데, 영수증 번호랑 매칭해서 함께 보관해요. 세무청에서 "이 금액이 정말 지불되었나요?"라고 물어볼 때 바로 증명할 수 있거든요.

가끔 수리공들이 "현금으로 하시면 부가세 19% 빼드릴게요"라고 유혹하는데, 절대 넘어가면 안 돼요. 우선 불법이고,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보증도 못 받아요. 무엇보다 Handwerkerbonus를 못 받으니까 오히려 손해예요. 부가세 19% 아낀다고 좋아했다가 인건비 20% 환급을 놓치는 거죠. 예를 들어 1,000유로 작업에서 부가세 제외하면 840유로를 내지만, 정상적으로 1,000유로 내고 나중에 인건비 700유로의 20% 140유로를 돌려받는 게 더 이득이에요.

ELSTER(독일 온라인 세금신고 시스템)로 신고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해요. 'Haushaltsnahe Aufwendungen' 섹션을 찾아서 'Handwerkerleistungen' 칸에 총 인건비를 입력하면 돼요. 자동으로 20%를 계산해서 환급액을 보여줘요. 처음엔 독일어라 어려웠는데, 한 번 해보니까 매년 똑같은 곳에 숫자만 바꿔 넣으면 되더라고요.

주의할 점도 있어요. 신축이나 증축 공사는 환급 대상이 아니에요. 기존 건물의 유지, 보수, 개조만 가능해요. 그리고 공공 도로나 인도에서 하는 작업도 안 돼요. 집 안이나 사유지 내에서만 가능하죠. 정부 보조금을 받은 공사도 중복 혜택이 안 돼요. 예를 들어 KfW 에너지 효율 보조금을 받았다면 그 부분은 Handwerkerbonus 신청이 안 돼요.

부부가 함께 사는 경우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어요. 가구당 연 1,200유로가 한도거든요. 그래서 큰 공사는 연말연초에 걸쳐서 하는 게 좋아요. 12월에 일부, 1월에 나머지 이런 식으로 나누면 2년치 환급을 받을 수 있죠. 실제로 저희는 작년 12월에 주방 일부를 수리하고, 올해 1월에 나머지를 마무리해서 두 해에 걸쳐 환급받았어요.

임대인도 혜택을 받을 수 있어요. 임대 아파트 수리비도 환급 대상이거든요. 다만 임차인이 직접 부담한 수리비는 임차인이, 임대인이 부담한 건 임대인이 신청해야 해요. 저희 집주인은 작년에 계단 전등 교체하고 30유로 환급받았다고 자랑하더라고요.

실수담도 있어요. 한번은 정원에 새 창고를 설치했는데 500유로나 썼거든요. 당연히 환급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거절당했어요. 알고 보니 '새로운 설치'는 안 되고 '기존 시설 수리'만 가능하더라고요. 또 한 번은 청구서에 "Pauschal"(일괄)이라고만 써있어서 거절당했어요. 세무청은 정확한 내역을 원하거든요.

, 그리고 타이밍도 중요해요. 작업 시점과 지불 시점이 같은 연도여야 해요. 작년 12 28일에 작업했는데 올해 1 3일에 돈을 냈더니 올해 신고 대상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제는 연말 작업은 꼭 그해 안에 결제를 마쳐요.

영수증을 잃어버렸을 때도 당황하지 마세요. 대부분 수리업체가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갖고 있어서 재발급이 가능해요. 저도 한 번 굴뚝 청소 영수증을 잃어버렸는데, 전화하니까 이메일로 바로 보내주더라고요. 다만 처음부터 이메일로 받는 게 제일 좋죠.

최근에는 디지털 영수증도 인정된대요. 예전에는 종이 영수증만 가능했는데, 이제는 PDF 파일도 정식 증빙으로 인정해요. 환경보호 차원에서도 좋고, 보관도 편하고 일석이조죠. 저는 모든 업체에 이메일 영수증을 요청해요.

독일 생활하면서 느낀 건, 정보가 힘이라는 거예요. 이런 혜택들을 모르고 지나가는 사람이 정말 많거든요. 특히 외국인들은 더 그래요. 언어 장벽도 있고, 시스템을 모르니까요. 저도 5년이나 모르고 살았잖아요. 그 이웃 할아버지가 알려주지 않았다면 아직도 모르고 있었을 거예요.

지금까지 3년 동안 총 2,730유로를 환급받았어요. 매년 평균 910유로씩 돌려받은 셈이죠. 이 돈으로 가족 여행도 가고, 아이 자전거도 사주고, 정말 유용하게 썼어요. 앞으로도 매년 꾸준히 신청할 계획이에요.

마지막으로 실전 팁 하나 더 드리면, 매년 11월쯤 되면 얼마나 환급받을 수 있는지 계산해보세요. 한도가 남았다면 미뤄둔 수리를 12월에 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저는 작년 11월에 계산해보니 아직 400유로 정도 여유가 있어서, 미뤄뒀던 보일러 점검이랑 창문 수리를 12월에 했어요. 덕분에 80유로를 추가로 환급받았죠.

독일은 복잡하지만 그만큼 세심한 나라예요. 이런 제도들이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배려라고 생각해요. 다만 스스로 찾아서 챙겨야 한다는 게 좀 번거롭긴 하죠. 그래도 한 번 시스템을 이해하고 나면 매년 반복하기만 하면 되니까 어렵지 않아요. 독일에 사시는 모든 분들, 올해는 꼭 Handwerkerbonus 챙기세요!